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2명의 사상자를 낸 가해자가 첫 재판에 불출석해 법원이 강제로 출석시키기로 했다.

6일 광주지법 형사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치상) 등의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33)씨의 첫 재판에 김씨가 불출석하자 구인장을 발부한 뒤 재판을 22일로 연기했다. 형사사건 첫 재판에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

경찰의 사전 구속으로 구치소에 머무는 김씨는 이날 오전 재판을 앞두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씨 변호인은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으나 건강 문제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9월28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교도소에 있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나오지 않아 구인장을 발부하겠다”며 “변호인은 피고인에게 재판에 불출석하면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달라”고 밝혔다.

김씨 도피를 도운 혐의로 함께 기소된 오아무개(33)씨는 재판에서 출석해 혐의를 인정했다.

김씨는 지난 9월24일 새벽 3시10분께 술을 마신 채 마세라티 차량을 운전하던 중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사고 직후 지인의 차를 타고 대전으로 도주한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오씨의 도움을 받아 출국하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의 출국금지조치를 우려해 포기했다.

김씨는 이틀 뒤 서울에서 오씨와 함께 경찰에 붙잡혔다. 사고 당시 김씨와 동행했던 지인 2명도 범인 도피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경찰은 무직인 김씨가 서울 소재 법인 소유 고가 외제차량을 몰았고 수차례 동남아 국가를 오간 정황을 토대로 불법도박사이트 운영 등 김씨 일행의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