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건설사업이 일부 공구 업체를 선정하지 못해 개통이 1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
도시철도 2호선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자전거·보행 중심도시(대자보 도시)로 전환한다는 광주시의 구상도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공기 연장으로 시민 불편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5일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7공구·10공구 공사업체 선정 공모를 진행했지만 5차례 유찰됐고, 지난 8월부터 추진한 수의계약마저 무산됐다.
광주도시철도본부는 수의계약 방식의 업체 선정을 포기하고 설계 변경과 함께 정부와 재협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설계 변경은 7·10공구에 대해 보완설계를 한 뒤 업체들이 나서지 못한 원인 중 하나인 사업비 증액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설계 변경까지는 최소 10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분석돼 당초 2029년 완전 개통 예정이던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사업은 최소 1년 이상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사업은 북구 중흥동~서구 유촌동까지 20㎞(18개 역사) 구간이다.
2029년 개통을 목표로 순환선 방식으로 1단계 6개 공구, 2단계 8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추진한다. 지난 2019년 착공에 들어간 1단계 사업구간은 10월 말 현재 공정률 83%로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7·10공구는 교통이 복잡하고 지하 매설물이 많아 ‘난공사 구간’으로 평가됐다.
7공구는 전남대학교 후문부터 오치동 육교까지 2.493㎞ 구간이며, 10공구는 본촌동 오비맥주공장부터 양산지구 사거리까지 길이 1.808㎞다. 각각 공사 추정 금액은 1,726억9,000만원, 1,295억3,000여만원이다.
이 구간은 5차례 공개입찰이 진행됐지만 모두 유찰됐고,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응찰에 참여한 업체를 대상으로 계약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실패하자 업체 선정을 보류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사업이 늦어지면서 도시철도 2호선 완공을 기점으로 승용차 중심의 교통문화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려던 광주시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 졌고, 사업 지연 우려에도 불구, 잇단 입찰과 유찰, 수의계약 추진 등으로 시간만 허비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교통 정체·소음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시민 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광주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따른 각종 민원 현황 및 처리 내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민원은 모두 514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117건, 2021년 520건, 2022년 581건, 지난해 594건 등 도시철도 공사 민원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올해 말이면 지난해 민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공사 기초금액이 난이도에 비해 너무 낮고 지장물과 주거·상업지역이 많아 민원이 예상되는 구간이어서 공사업체들이 나서지 않았다”며 “설계변경을 통해 난이도 등을 조정한 뒤 정부와 협의해 기초 공사금액을 높게 책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 “설계를 다시 해야 함에 따라 최소 10개월에서 1년 이상 공사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