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비 상승과 부동산 경기 악화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은 광주‧전남 중견건설사 한국건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광주지법 파산1부(조영범 수석판사)는 31일 오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국건설의 회생 개시를 결정했다. 

지난 4월 말 회생 신청을 접수받은 재판부는 법정관리를 받아들이면서 법률상 관리인에 정승용 한국건설 대표이사 등 2명을 지정했다.
 

재판부는 "채무자(한국건설)의 사업 지속에 현저히 지장이 생기지 않고서는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을 뿐만 아니라 파산의 염려가 있어서 개시 원인이 있고, 특별한 기각 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결정 사유를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건설 채권자와 담보권자는 회생 절차 종결 전까지 모든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에 기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 절차가 금지된다.

법원은 오는 9월 4일까지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 주식의 신고를 받아 지정 회계법인의 조사 후 11월 5일까지 한국건설로부터 회생계획안을 제출받고 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984년 종합건설업을 시작한 한국건설은 지난해 건설사 시공 능력 평가에서 99위(2천883억원)를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한국아델리움'이라는 고급 아파트 브랜드로 광주권에 아파트 단지 여러 곳을 성공적으로 시공·분양했지만 코로나19에 이은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침체, 건설자재비 인상 등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현재 광주·전남 금융기관과 하청업체, 지방자치단체 등 채권자 규모만 2500여명, 채무액은 37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용 대표이사는 심문기일에 출석해 "건설비가 크게 올라 정상적으로 공사를 마친 현장에서도 적자를 보고 있다"며 "회생이 받아들여진다면 한 동안 신규 건설사업 수주를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전남 중견건설사 남양건설도 회생 8년 만에 또다시 회생을 신청해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