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는 삼성전자 창립 55년 만의 실질적인 첫 파업으로, 반도체 생산 등에 얼마큼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오전 11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1차 총파업은 오는 10일까지 진행되며, 전삼노는 사측이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추가로 2차 단체 행동에서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삼노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는 5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날 전삼노 집행부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참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000명 이상이 파업 참여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 요구안은 △노사협의회를 통해 발표한 2024년도 기본인상률(5.1%)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더 높은 임금 인상률 적용 △초과 이익성과급(OPI) 제도 기준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무임금 파업으로 발생한 조합원들의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약 3만 명가량을 밑돈다. 이는 전체 삼성전자 직원의 22% 수준에 해당한다. 이 중 대다수가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의대회에 조합원의 약 17%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시 반도체 생산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사와의 '신뢰'가 업황의 큰 우선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이번 파업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경쟁사인 인텔, TSMC는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노조는 "이번 파업의 목표가 생산 차질"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달 7일 집단 연차 소진 방식으로 진행됐던 전삼노의 첫 파업의 경우 노조원 참여가 저조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번 파업에도 참여율이 낮을 경우 노조가 목적으로 하는 생산 차질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3일간 파업한 뒤 이틀간은 현장에 복귀해 2차 파업 독려 활동을 할 것"이라며 "사측이 반응하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5일 파업이나 무기한 파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