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00만 이상 도시, 250m 이상 건물 건설 금지
신화통신 “고층건물 건설… 불필요한 허영심”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상하이 월드 파이낸셜 센터
중국 정부가 높이 250m가 넘는 초고층 빌딩 건축을 금지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은 28일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가 ‘초고층 건물 건축 관리 강화 통지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로 규제 당국의 특별 허가가 없으면 상주인구 300만명 이하의 도시에서는 150m 이상의 고층건물이, 인구 300만명 이상의 도시에서는 250m 이상의 고층건물 건설이 제한될 예정이다. 250m는 서울 여의도에 있는 63빌딩(안테나 제외 249m)과 같은 높이다.
이는 앞서 지난 7월, 500m가 넘는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한 지 4개월 만에 나온 새로운 규제다. 지난 5월 광둥성 선전시의 72층짜리 고층건물이 흔들리는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중국 당국은 이를 계기로 고층 건물에 대한 제재에 돌입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중국 내에서는 각 대도시마다 초고층 건물을 세우는 경쟁이 벌어져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100개 가운데 절반 가량이 중국에 위치하고 있다. 신화통신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거·사무용 마천루(skyscraper) 10곳 중 6곳이 중국에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의 대표 마천루인 상하이 타워는 632m, 선전 핑안 파이낸스 센터는 599.1m의 높이를 자랑한다.
이에 신화통신은 상하이나 선전 같은 인구 밀집 도시에는 고층빌딩이 필요할 수 있지만, 다른 도시엔 땅이 부족하지 않다면서 ‘불필요한 허영심’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도 개발업자들이 화려한 고층 건물 건설에 집착하는 경쟁적 행태를 비난하며 초고층 건물 건축을 엄격히 단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어 성명을 발표하며 “이를 위반하는 자들은 평생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하이 공립학교인 퉁지대학 건축도시계획학과 부학장 장상무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건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다 보니 개발자들과 도시 계획자들이 참신하고 기이하고 극단적인 높이의 건축물을 지으려고 애쓰고 있다”면서 “이러한 풍조는 사회 전체의 충동성과 불안함을 키우고 실제로 역사에 남을 만한 제대로 된 것을 만들어낼 수 없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