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들을 위한 구청 주차장 일부 공간이 ‘구의원 전용’으로 사용돼 빈축을 사고 있다.
30일 오전 광주 서구청 지상주차장. 의회 뒷편에 마련된 주차장에는 ‘서구의회’라고 적힌 주차금지표지판이 차량을 대신해 놓여있었다. 65곳의 주차면 중 4곳에 이같은 표지판이 자리잡았다. 의원들을 위한 주차 공간은 이미 지하 주차장에도 마련돼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은 제265회 서구의회 임시회가 열린 날. 하지만 회의가 열린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해당 주차공간은 계속 비어 있었다.
서구청을 찾은 시민들은 빈 주차공간이 있음에도 주차금지표지판 탓에 주차에 어려움을 겪었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무분별하게 주차해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서구청에 서류를 제출하기 위해 방문한 김은정(33.여)씨는 “10분이면 볼일을 볼 수 있는데, 주차 때문에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며 “도대체 누굴 위한 주차공간이기에 막아둔거냐”고 불만을 제기했다.
서구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모두 모이는 개.폐회식 날에만 회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구청에 주차공간을 요청했다”며 “의원들의 요구가 아닌 사무국의 자발적 배려”라고 해명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의회는 주차금지표지판을 치워 주차 가능한 상태로 원상복귀시켰다.
그러나 서구의회의 민원인 주차공간 확보 요구가 회기가 열리는 동안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정식공문도 없이 진행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서구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의회 측이 민원인 주차공간 확보에 협조해줄 것을 구두로 한차례 요청한 이후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청을 찾은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