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주시 제공]
지난 2월 전남 여수에서 광주로 터를 옮긴 심모(60) 씨 부부가 정든 고향을 떠난 이유는 절박함이었다.
심씨 부부의 아들은 29세지만 부모가 함께 돌보기도 힘든 최중증 발달장애인(지적장애 1급), '아이 아닌 아이'였다.
부부는 시설 등에 아들을 맡기기도 해봤지만, 도전적인 행동 탓에 몇 개월 만에 쫓기듯 퇴소하기 일쑤였다.
일상이 무너져 우울증, 불안 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던 부부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광주로 이사했다.
전국 최초로 문을 연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 돌봄센터에 아들을 맡기기 위해서였다.
아들은 일대일 지원과 24시간 돌봄을 받게 됐다.
주간에는 센터에서 정서 여가 활동과 함께 사회적응, 일상생활, 인지 학습 훈련을 주간에 하고 다음 날 오전까지는 지원 주택에서 생활한다.
특수교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은 아들은 짧은 기간 많이 변했다.
활짝 웃기도 하고 케이크 만들기, 볼링, 그림 그리기 등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심씨는 11일 "아이가 변화하면서 앞으로 더 변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며 "광주 정착 초기 너무 막막해 무작정 시청을 찾았는데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심씨는 "이제 시작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 돌봄이 시설, 정원을 늘리고 국가와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전국적인 확산으로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인간적인 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융합 돌봄 서비스는 광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 서구 장애인복지관에서 제공된다.
각각 130㎡, 270㎡ 규모로 그룹활동실, 개인활동실, 심리안정실로 구성돼 최중증 발달장애인 4명씩, 8명을 지원한다.
주말, 휴일에도 돌봄을 받을 수 있으며 당사자와 가족이 원하면 주 1회 또는 월 1회 가정으로 돌아가 지낼 수 있다.
발달장애인 가족의 남모를 고통을 덜어주는 사업으로 호평받지만 예산 탓에 이용 인원이 제한적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