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물보관실에 보관 중인 압수 현금을 수차례 몰래 빼돌려 사용하고, 범죄 피해자에게 반환해야 할 돈까지 횡령한 전직 경찰관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형사1단독 전경태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이모(48)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전남 완도경찰서에 근무하던 지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경찰서 통합증거물보관실에 보관된 도박 현장 압수금 3천400만 원을 총 15차례에 걸쳐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이 돈은 이씨의 개인 채무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이씨는 자신이 맡은 강도치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압수된 현금 약 92만 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고 횡령한 혐의도 추가됐다.

그는 업무용 컴퓨터를 사용해 ‘압수물 환부 청구서’ 서식에 피해자의 개인 정보를 입력, 반환 절차가 완료된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경찰은 자체 조사로 범행 전모를 확인한 뒤, 지난 5월 이씨를 파면 징계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경찰관으로서 형사 사건 증거물을 훔치고 횡령해 사법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했으며, 공문서와 전자기록을 위조·행사하는 등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이로 인해 경찰 조직과 사법 체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