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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의 '불편한 진실'

"정가 판매, 현금구매 금지, 1인당 한도, 현역은 의정보고회로"

등록일 2023년11월20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바야흐로 '출판기념회 시즌'이다. 봇물 터지 듯 초청장이 쇄도하고 있다. 여·야, 현역·신인, 계파 여부와 상관없이 너도나도 붐이다.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은 전국구 정치인이나 대중성 높은 인플루언서를 초대하거나 축하영상 메시지를 받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총선을 4개월 여 앞두고 출마예정자의 얼굴과 정치적 소신을 알리고 지지층도 점검해 볼 수 있어 유익한 반면 합법적 선거자금 창구이자 '컨벤션 효과'를 노린 구시대적 선거양태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현금 납부 금지와 정가(定價) 구매 등 현실적 대안을 원하는 목소리도 높다.

19일 광주·전남 지역정가에 따르면 총선표심의 가늠자가 될 연말 민심을 노리고 최근 주말과 휴일에 최소 2∼3건, 많게는 10건 가까운 입지자 출판기념회가 열리고 있다. 모두 오프라인 대면 출판기념회로 각 행사장에는 적게는 300∼500명, 많게는 5000명∼1만 명에 육박하는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유력 인사들이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하거나 영상 메시지를 보내와 지지세를 과시하는 정치 이벤트로도 활용되고 있다.

입지자들은 자서전을 매개로 출마 이유와 정치적 철학과 포부, 삶의 궤적과 정치여정 등을 설명하며 지지와 성원을 호소하고 있다. 엄격한 선거법 탓에 '얼굴 알리기'에 어려움이 많은 정치 신인들 입장에선 더 없는 홍보수단이다.


또 나만의 차별화된 지역발전전략을 제시하거나 정부 정책과 검찰주의를 비판하며, 시대정신과 선명성을 부각하기도 한다. 계파색을 드러내며 진영논리를 펴는 입지자도 적잖다. 유명 인사와의 북콘서트도 체급과 신뢰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전가의 보도' 마냥 활용되고 있다.

민주당 지역위원회 한 관계자는 "2월 말 경선이 곧 본선"이라며 "권리당원 수만 믿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 등을 통한 컨벤션 효과에 힘을 쏟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곱잖은 시선은 여전하다.  "공공연한 폐단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출판기념회는 누구나 열 수 있고 선거일 전 90일부터 선거일까지만 제한된다. '책값'과 '사용처'에 대한 제한은 없다. 공제도 안된다. 영수증 발행, 선거관리위원회 신고, 회계 검사까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정치후원금과는 확연히 다르다.

이 때문에 출판기념회를 두고 '편법 후원' '정치자금 모금회' '준조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씌워졌고, 유력한 출마자의 경우 '수 억 원을 모았다'는 뒷말도 심심찮게 들리곤 한다. '대필 자서전' 논란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돈 가뭄에 시달리는 출마자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행사지만 현장에선 봉투에 얼마를 넣어야 할 지 고민하는 정당인과 기업인, 공직자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정가에 수 백배에 이르는 책값을 받을 경우 두고두고 정치활동에 발목이 잡히고 민원에 시달릴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서는 최근 '출판기념회 자제령'을 내렸고, 이병훈(동남 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출판기념회로 (현직 의원이) 지역민들을 불편하게 해서야 되겠느냐"며 자비를 들여 의정보고회를 준비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출판기념회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가 판매 ▲현금구매 금지 ▲1인당 구매한도 설정 ▲수익금 신고 ▲현역의원 출판기념회 자제 의정보고회 활성화가 필요하고, 2014년 좌초된 '정치인 출판기념회 금지법'에 대한 입법 논의가 재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중앙 정치인들까지 알음알음으로 초청받아 정가의 5∼10배로 구입하다 보니 한 달새 책값으로만 수 백 만원을 사용했고, 주변 기업인과 공무원들도 볼멘소리"라며 "원천적 금지는 어렵더라도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제도적 보완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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