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 점검 방문을 마친 뒤 귀경을 준비하는 국민의힘과 정부 관계자들을 향해 “서울에서 온 사람들은 (대통령) 전용열차를 같이 타고 올라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열차에 자리 있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대통령은 “어, 같이 올라가자”라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대통령 전용열차 같은 칸에 올랐다.
한 위원장은 이날 청록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화재현장에 오후 1시쯤 도착했다. 한 위원장은 약 30분 먼저 도착했다.
강추위에 눈바람이 거세 현장 경찰 인력도 우산을 썼지만, 한 위원장은 우산을 쓰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허리를 90도에 가깝게 숙이며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허리를 굽힌 한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악수를 하며 왼손으로 한 위원장의 오른 어깨를 툭 쳤다. 두 사람은 서로 가볍게 어깨를 감싸 안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화재 피해 현장인 상가 건물과 소방 텐트를 차례로 방문할 때에도 줄곧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걸었다.
윤 대통령이 “바람이 많이 불어 피해가 커진 듯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고, 한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장에 머물던 약 30분간 대통령과 한 위원장, 장관들은 내내 함께 움직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한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충돌’ 사태 이틀 만이었다.
재난 현장이었던 만큼 정치적 현안을 대화할 수는 없었지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두 사람의 만남 자체에 갈등 봉합의 의미를 부여했다.
한 위원장이 민방위복을 착용한 것을 두고 “여전히 ‘윤석열정부 인사’임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갈등이 있든 없든, 민생 앞에서는 함께 하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울로 돌아가는 대통령 전용열차 속에서도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정 갈등과 관련한 현안보다는 민생 이슈를 놓고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열차 칸에는 한 위원장 이외에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국민의힘 의원들이 함께 탔다.
한 위원장은 서울역에 도착한 뒤 “대통령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과 이 나라를 잘 되게 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