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심사를 받은 전직 법무부·검찰 공무원 78명 가운데 6명이 한화 계열사로 취업하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명은 전직 검사였다.
인사혁신처 공직윤리시스템의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직 법무부·검찰 공무원 78명이 취업심사를 받았다. 이 중 검사는 총 3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검사들이 가장 가고 싶어했던 곳은 한화 계열사다. 3명이 한화계열사 취업을 위해 심사를 받았다. 이들은 한화솔루션 상무·컴플라이언스실장, 한화시스템 상무와 사외이사 등으로 취직하려고 했다. 퇴직 검사를 제외하고 한화 계열사로 가기 위해 취업심사를 받은 전직 법무부·검찰 공무원은 총 3명이다. 검찰청 7급 공무원, 일반직 고위공무원 등이었는데 한화오션 책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차장, 한화손해보험 상근고문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 계열사에서 검찰 출신 등을 두드러지게 영입한 배경은 그룹 내 컴플라이언스 정책 확대 등으로 꼽힌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대기업의 법률리스크가 커지면서다. 한화 관계자는 “그룹에 검찰 출신 등 법조인이 적기도 했다”며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등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부상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차원에서 영입이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현대와 삼성의 계열사 등에 취업하고자 한 전직 검사들이 많았다. 퇴직 검사 2명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 사외이사·감사위원, 현대그린푸드 사외이사 등으로 가려고 취업심사를 받았다. 삼성SDS 부사장, 삼성전자 사내변호사 등으로 가기 위해 취업심사를 받은 퇴직 검사도 2명이다.
이 밖에 퇴직 검사들은 KT 감사실장, 쿠팡 전무, 삼표시멘트 사외이사·감사위원, 포스코홀딩스 상무, 고려아연 사외이사 등으로 가려고 취업심사를 받았다.
삼표그룹은 중대재해처벌법 리스크에 휩싸인 상태다. 2022년 1월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토사가 무너져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중대재해 1호 기업이 됐다. 오너인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은 이 사건에서 경영책임자로 지목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임직원들이 코인 상장피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는데 이들 빗썸 관계사들의 검찰 출신 영입 시도도 눈에 띈다. 이들 관계사로 가려고 취업 심사를 받은 퇴직 검사는 4명이었다. 이들은 버킷스튜디오 사외이사·감사위원, 비덴트 사외이사, 인바이오젠 사외이사 등으로 이직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았다. 비덴트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는 지난해 2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