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비이재명계 중심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친 것을 두고 29일 민주당이 다시 내홍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친명(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는 ‘쉽지 않은 시도’라며 ‘이낙연 신당설’을 수면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모습이다. 반면 ‘비명계’를 중심으로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과 함께 정치인생과 모든 과정을 다 해 오셨다”며 “그것(신당 창당)은 검토의 내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신당설’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며 “정당 창당은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친명 성향의 진성준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당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당에 남아서 노력하실 뿐이지 당을 나가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도 신당 창당을 하는 분들의 고민을 이해한다고 하셨지만 그분들과 접촉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의 전날 발언을 두고 크게 동요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이 본격적인 계파 갈등으로 접어들었다는 신호탄”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제 민주당은 끝났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명계 무소속 김남국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에 대해 “당내 분란을 더 키울 기폭제가 될 만한 발언을 한다는 것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낙연계에서는 이 전 대표 캠프 인사들이 주축이 된 원외모임 ‘민주주의 실천행동’이 신당 창당 준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신당에는 현재까지 창당을 위해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당원 숫자인 5000명 이상의 인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김부겸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대표가 ‘다당제’를 강조하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한 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사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김부겸 전 총리, 정세균 전 총리 등과도 신당 창당 등 향후 행보에 대해 논의를 한 상황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