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를 전라도 사투리로 ‘국시’라 한다. 어릴 적 시골 부엌에서 엄니가 장작으로 불을 때면서 솥뚜껑에 면발을 넣고 적당히 삶아 건져낸 후 파 등 양념을 넣어 만든 간장을 쳐서 먹었던 옛 추억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 70~80세대들이 많다.
지금은 직장에서 물러나 경로우대증을 가슴에 달고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어릴적 배고플 때 맛나게 먹었던 국시 생각이 이렇게 추운 겨울이면 가끔씩 떠올리게 된다.
16일 오픈한 풍암4동 천원국시 3호점에서 인사말을 하는 김이강 서구청장
광주 서구가 그 어르신들의 취향을 저격해서 제공하는 브랜드, 이른바 '천원국시'가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대학수능시험이 치러지는 16일 화정4동에 세번째 매장을 열었다.
김 청장을 비롯 추왕석 서구시니어클럽 관장, 고경애 서구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천원국시 3호점 개소식은 과거와는 달리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앞서 지난 3월 양동 전통시장 인근에 1호점을 개소한 데 이어 5월에는 풍암동에 2호점을 개소한 바 있다.
3호점은 지역 특성을 고려했다.
위치가 화정동 일대에 광주청소년수련원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등 청소년 시설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감안한 셈이다.
영업시간을 평일 오전 11시~오후 2시로 하되 평일 오후 3~5시,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까지도 판매시간을 늘렸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65세 이상 어르신이나 장애인도 손을 들어 환영한다.
국수 가격은 한 그릇당 1천원을 받는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는 가격을 살짝 올려 3천원을 받기로 했다.
광주서구는 잇단 개소식 의미를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우리밀 소비 촉진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아울러 화정동과 풍암동 매장에는 1인 가구, 저소득층이 반찬과 식료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나눔냉장고가 설치한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다.
냉장고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은 주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자유 기부로 실시간 음식과 물품이 채워지고 있다.
김 청장은 "천원국시가 나눔의 가치 확산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젠 어르신들의 호응에 힘입어 서구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특히 3호점은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한 끼 제공은 물론 '행복한 꿈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