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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vs 카뱅…금융리더 내전의 결말, 제로섬될까 플러스섬될까

등록일 2021년11월03일 08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카카오뱅크에 이어 카카오그룹 내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카카오페이의 IPO(기업공개)가 개봉박두했다. 상장 순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던 두 회사는 은행과 빅테크 경쟁의 축소판이라고 할 정도로 금융 영역에서 경쟁이 불가피하다. 제로섬이 될 지 플러스섬이 될지 관심도 뜨겁다.

 

그룹 내 '라이벌' 카카오페이 vs 카뱅, 시총 경쟁 불붙는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사이가 그룹 내 라이벌 이상이라는 건 금융업계에서는 다 아는 사실이다. 카뱅이 먼저 상장하고 앞서는 모양새지만 카페이가 두고 보지 있지는 않을 것이다."(시중은행 고위 관계자)

카카오페이 상장을 계기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중 누가 궁극적 승자가 될 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분분하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하 시총)이 45조원에 육박, 시장을 뒤흔들며 증시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카카오페이에 대한 평가가 더 우호적이었다. 사업의 확장성에 있어서 은행보다 자유로울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안착하면서 금융혁신 이미지도 선점했다. 카카오페이의 자존심도 구겨졌다.

사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먼저 상장하는 쪽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 지연과 금융감독원의 공모가 정정요구, 빅테크 규제 강화 등 외부 이슈가 연속으로 불거지는 사이 카카오뱅크가 선수를 쳤다. 카카오페이는 상장이 여러 번 미뤄지면서 시장의 집중도가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11월 초 상장 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 형성 뒤 상한가)에 성공해도 시총은 30조원 가량에 머문다.

◆판이한 주주구성…은행VS빅테크 대결 구도 축소판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하면 두 회사의 그룹 내 라이벌 관계는 시총 경쟁을 통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카카오페이는 금융플랫폼으로 사업의 성격이 다르지만 경쟁하는 시장은 다르지 않다.

게다가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최대주주지만 주요 주주구성이 판이하다. 즉 카카오페이의 최대주주는 카카오(47.8%)고, 2대 주주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39.1%를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대주주 카카오와 맞먹는 지분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중이다. 이어 국민은행, 넷마블,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텐센트, 예스24 등이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두 회사가 각각 주요 주주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카카오그룹 계열 내부 분위기까지 고려하면 두 회사는 협력보다 경쟁 기류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은행과 빅테크 갈등 구도의 축소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내전'으로까지 말하는 이들도 있다.

◆"언제든 주도권 경쟁 불붙을 불씨 살아있어"

당장 금융당국의 정책을 대하는 시각부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카카오뱅크가 빅테크 계열 회사라고 해도 엄연히 시중은행의 이익을 대변하는 은행연합회 회원사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GA(보험대리점), 증권, 디지털손해보험 등 기존 금융업의 라이센스를 취득하며 금융업권에 발을 들여 놓았지만 빅테크 바탕의 온라인 간편결제 플랫폼이다.

시중은행을 비롯한 기존 금융권과 빅테크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과 대환대출플랫폼에서 대립각을 세울 때 카카오뱅크는 은행의 입장에 더 가까웠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빅테크로서의 이익과 주주 이익 등을 반영해야 하는 처지였다. 카카오 내부 소식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가 누가 먼저 상장을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것처럼 은행과 빅테크의 충돌은 카카오 그룹 금융 그룹 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70년대생 영건, 윤호영 VS 류영준…카카오 금융리더는 누구?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의 경쟁은 두 회사의 CEO(최고경영자) 간 경쟁이기도 하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모두 '1등 종합금융 플랫폼'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금융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 두 대표가 맞붙을 전장도 폭넓게 겹친다. 매출과 영업이익, 시가총액 등에서 제로섬게임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승자가 카카오그룹의 금융 리더가 될 전망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를 맡기 전 금융업과 접점이 없었다. 보험사 출신인 윤 대표도 은행 업무를 해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두 대표 모두 '테크핀' 대표로서 역량을 차곡차곡 다져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류 대표는 작은 모바일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삼성SDS로 옮겼다. 이후 카카오에 입사해 '보이스톡'을 개발했다. 그의 프로필은 전자'금융'업체인 카카오페이와 이질적이다. 그렇지만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을 사회 초년병 때부터 해 온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가 핀테크가 아닌 테크핀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금융에 기술을 더하는 게 아니라 기술로 금융을 바꾼다는 점을 부각한다. 그는 카카오의 페이먼트사업부 본부장을 맡고 있던 2014년 카카오페이라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카카오의 자회사로 분리되면서 2017년 대표로 취임했다. 그의 지휘 아래 카카오페이는 결제·송금뿐 아니라 보험·투자·대출중개·자산관리까지 아우르는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해 왔다.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윤 대표의 첫 직장은 대한화재다. 2003년 그는 보험설계사나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직접 보험을 판매하는 온라인 보험사 '다음다이렉트' 설립에 참여해 사업 추진을 이끌었다. 윤 대표의 금융과 IT를 연결한 첫 경험이었다.

2014년 다음과 카카오 합병 후에는 카카오 내 모바일뱅크 TFT(태스크포스팀)에서 카카오뱅크 설립을 추진했다. 당시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에 둔 은행을 명확히 지향한다고 밝혔다. ICT 맥락을 기반으로 모바일 중심 서비스 전략을 수립했고,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금융 모바일 앱 부문에서 월간 실사용자 수(MAU) 1위를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85억원, 1338억원이다. 카카오페이는 상반기 매출 2163억원과 영업이익 26억원을 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첫 흑자전환이 전망된다.

카카오페이가 상장되면 두 회사의 시가총액 경쟁도 점화된다. 이는 두 사람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이 받게 될 스톡옵션과 직결된다. 류 대표는 71만203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상태다. 공모가 기준 600억원 가량의 평가 차익을 누린다. 윤 대표는 52만주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 기준으로 300억원 가량의 평가차익을 얻는다.

업계는 류 대표와 윤 대표의 승자는 플랫폼 경쟁력에서 가려질 것으로 본다.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뱅킹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모두 지향점은 종합플랫폼이다. 당장은 사업모델이 다르지만 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 자산관리라는 영역에서부터 두 플랫폼이 부딪친다. 게다가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28일 시중은행장과 간담회에서 금융회사에 수퍼앱을 허용하겠다고 했다. 이는 곧 카카오뱅크의 은행앱 역시 카카오페이처럼 수퍼앱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반정미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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