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진 기자]
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리정상화에 팔을 걷어부쳤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인상을 예상하며 금리 1% 시대가 문을 열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기준금리를 0.7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기준금리를 0.50%로 전격 인하한 후 15개월 만에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결정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0%를 그대로 유지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2.1%로 올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빚투`에 `영끌`로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시대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 금통위는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0.7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15개월 만이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충격으로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경기가 침체될 조짐이 보이자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단번에 0.5%p 인하를 하기 시작했고, 2개월 후에는 재차 0.25%p 낮추며 기준금리 0.5%,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를 맞이한 바 있다. 이후 9번의 금통위 본회의에서 계속 동결이 이어졌는데, 이번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되레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내수경제가 여전히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의 기대는 엇나가버렸다.
그렇다면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을 뒤로 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은 무엇일까.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과열 등으로 인한 금융 시장의 불안정 해소가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사실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가계 부채는 어마어마하게, 그리고 매우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어 큰 우려를 사고 있었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증가액이라고 하니 얼마나 심각한지 가늠이 된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대부분의 금통위 위원들은 누적된 금융 불균형 완화할 시기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금리 수준은 완화적이다"라고 밝히며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가능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사실 테이퍼링(양적완화)나 금리 인상 자체는 크게 문제되는 부분이 아니다. 돈을 풀던 것을 점점 줄이는 의미이며 대출 받았으면 이자 좀 더 내라는 뜻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그 자체만으로 경제가 박살나는 것도 아니고 금융시장의 악재도 아니다. 그런데 시장이 금리 인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우려해야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부채` 때문이다.
대출을 많이 받아 빚이 늘어난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위험을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빚을 내 아파트를 사거나 여타 다른 투자처에 투자한 사람들 말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미 오른 시중 은행 대출 금리의 상승 속도 역시 앞으로 더 빨라질 걸로 예상되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빠르고 쉽게 대응할 수 없는 자산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대비하기에는 다소 늦은 감도 없지 않아 보인다. 경제는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