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 시각) 미국 애틀랜타주(州)에 있는 사립대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던 흑인 억만장자가 돌연 "(이번 졸업생들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아주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이 학교 졸업생은 430여명으로 이 억만장자가 갚아주게 될 돈은 약 4000만달러(약 477억원)에 달한다.
CNN 등 외신들은 "흑인 억만장자가 졸업생에게 깜짝 선물을 건넸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처음에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이내 양손을 뻗쳐 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눈물을 흘리거나 부모에게 전화를 거는 학생들도 있었다.
졸업생에게 깜짝 선물을 준 사람은 기술 투자 회사인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의 CEO 로버트 F 스미스(56·사진)씨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자산은 약 6조원으로 전 세계 흑인 부호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마이클 조던이나 오프라 윈프리보다도 앞선다. 모어하우스 칼리지는 흑인들이 많이 진학하는 대학으로 1948년 마틴 루서 킹이 졸업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2014년 흑인 학생들을 위한 자선 재단을 설립했고, 2016년엔 모교인 코넬대에 50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 사업에 앞장서 왔다. 2017년에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주도해 만든 '기부 선언'에 흑인 최초로 서명하며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의 이번 행동이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미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약 4400만명이 총 1700조원에 달하는 대학 학자금 대출을 안고 있다. 1인당 3800만원꼴이다. 대부분 졸업 후 5~15년간 이 빚을 갚아야 하고, 학자금 빚을 다 갚을 때쯤 결혼 시기가 다가오면 이번엔 주택 융자를 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젊은이들이 평생 빚에 쫓기며 산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