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영산강 하굿둑에서 영암군 대불국가산업단지까지 약 7㎞ 구간. 이 구간은 현대삼호중공업, 대한조선, 대불산단 입주 업체 관계자들이 출근하는 경로다. 출근길에 만난 한 업체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200명 넘는 직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70~8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불산단 곳곳에 `매매`라고 쓰인 플래카드가 붙어 있거나 문을 굳게 닫은 업체가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대불지사 인근 A사는 대형 블록을 생산하는 업체였지만 부도가 났다.
`경매 진행 중`이라는 큰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이 지역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오르고, 납품 단가가 떨어지고, 내보냈던 숙련공을 다시 확보하기 어려운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C사 대표는 "대형 조선사 선박 수주가 늘었지만 이는 저가에 따른 것으로 물량이 늘어도 수익 창출이 어렵고 공장을 유지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8~10%가량 납품 단가가 인하된 반면 인건비는 올랐다"면서 "물량 배정이 늘어나면서 용접 등 숙련공을 다시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일부 품목에 적용되는 `저가 경쟁 입찰`에서는 일감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 간 경쟁으로 최대 20%까지 단가가 낮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대불산단 인근 조선소 수주 물량을 살펴보면 2013년 75척을 정점으로 점차 줄어들기 시작해 2016년에는 14척에 불과했다. 지난해 47척, 올해 40척(9월 말 현재)을 수주했다.
통상 수주 물량은 다음해 건조에 들어간다. 산단 내 가동률도 지난해 10월 52%를 최저점으로 올 8월에는 64%까지 올라왔다. 고용 인원도 지난해 말 4323명에서 올 8월에는 5582명으로 1200명가량 늘었다. 산단공 대불지사는 내년 말 대불항에 `공동진수장`이 건립되면 중소형 선박을 직접 제조하는 방향으로 업체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