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이 선거제도 개혁 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무엇보다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줘야한다"고 촉구했다.
천 의원은 20일 오전 c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선거제도 개편)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선거제도 개편 의지를 보이면서도 '선거제도 개편은 여야 간 합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대통령이 주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천 의원은 이에 "겸손하게 말씀했다고 이해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한 발 빼려는 게 아닌가 여겨지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천 의원은 "지금 우리 선거제도는 민심과 실제 의석이 괴리가 크다. 1등 당선자를 찍은 표만 의미가 있고 1등을 찍지 않은 표는 모두 아무 소용이 없는 사표, 죽은 표가 되고 만다. 이런 사표가 유권자 투표의 절반을 훨씬 넘고 3분의 2를 넘는 경우도 흔하다"며 "이렇게 뽑은 국회의원들로 이루어진 국회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큰 정당이 득표율을 훨씬 넘어 부당한 다수의 의석을 차지하게 되는 반면 소수계층 대변 정당은 아예 정치권에 진입을 못하거나 민심의 선택보다 매우 적은 의석을 얻게 된다"며 "민심그대로 선거제도야말로 시대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선거제도를 개편하면 원내 1당인 민주당의 의석 감소가 불가피한데 가능하겠냐는 지적에는 "민주당이 정략적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며 "과거 선거법 협상에서도 민주당은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하자고 늘 주장해왔다"고 반응했다.
그는 이어 "이제 상황이 변해서 '현행 선거제도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으로 입장이 돌변한다면 아마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천 의원은 선거제도 개편을 제3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맡기자는 바른미래당 제안에 관해선 "선거법 이해관계가 가장 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다. 선거에 나가는 선수가 룰까지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 때문에 선거제도 개혁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천 의원은 또 "중앙선관위라든가 외부 다른 기관을 만들어서 거기서 정해주면 국회는 그대로 따라서 입법을 하겠다. 이런 정치적 결단은 현재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유한국당 측이 선거제도 개편과 개헌을 연계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현 상황에서 개헌은 매우 어려운 문제"라며 "개헌 핑계로 선거제도 개편을 미룬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