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텔레콤에서 발생한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해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도 '비대면 금융 보안 강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4천여 개 금융사가 연계해 제공하는 '여신 안심 차단'과 '비대면 계좌 개설 안심 차단'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단 한 번의 신청으로 신용대출, 카드론, 주식담보대출, 보험계약대출 등 개인 명의의 대출은 물론, 신용카드 신규 발급까지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계좌 개설도 모두 막을 수 있어,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최근 유심 정보를 활용해 허위 단말기를 개통하거나 비대면으로 금융 거래를 시도하는 범죄가 잇따르면서, 이러한 선제적 차단 서비스가 금융보안의 새로운 필수 항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SKT 유심 유출 사건은 기술적 해킹이 아닌 단순한 정보 유출일 뿐인데도 대출·계좌 개설 사기 우려를 키웠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사전 차단 조치는 사실상 유일한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비스 가입 후 실제 대출이나 계좌 개설이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금융사 영업점을 방문해 차단 해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로 인해 소비자 편의성과 보안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기 위한 금융권의 추가 대책 마련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금융거래의 인증 절차 강화, 통신사-금융사 간 실시간 정보 공유체계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단순 보상을 넘어 전 사회적 금융보안 시스템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