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낮기온이 25도를 넘나드는 초여름날씨가 이어지면서 전주 시내 곳곳에 버려진 생활폐기물 악취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방문한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한 쓰레기 수거장.
카페와 음식점 등 인근 상가에서 나온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산처럼 쌓여있었다.
봉투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날파리 떼가 꼬여있는 것은 물론, 지난 주말 동안 수거를 안 한 탓인지 퀴퀴한 악취가 코끝을 찔렀다.
하수구에도 각종 음식물폐기물로 인한 악취가 심각했다.
식당 뒤편에 자리 잡은 음식물쓰레기 수거통의 악취는 바람을 타고 인근으로 퍼져나가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코를 막게 하기도 했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 김현중(30)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벌레도 꼬이고 악취도 심해지고 있다”며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악취로 인해 속이 메스꺼움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비슷한 시각, 전북대학교 원룸촌에 설치된 분리수거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곳은 대학생과 같은 수많은 인원이 밀집해 살다 보니, 분리수거가 잘되지 않은 채 쓰레기가 방치돼 있어 악취는 배가 됐다.
닭 뼈와 먹다 남은 피자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으며, 드나드는 길고양이와 비둘기로 인해 일부 비닐봉투는 내용물이 그대로 쏟아져 나와 있기도 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심진화(66)씨는 “여름철 길거리 악취는 매년 지속되는 문제다”며 “이틀에 한 번꼴로 수거일이 돌아오지만, 원룸촌 특성상 쓰레기가 금방 쌓임과 동시에 함께 진동하는 역겨운 악취 때문에 미칠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이날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접수된 악취 민원은 무려 966건이다.
연도별로는 지난 2021년 288건, 2022년 304건, 2023년 374건으로 매년 민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축산 등에서 발생한 31건의 악취 민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935건은 방치된 길거리 쓰레기를 비롯한 하수구, 음식물 악취와 같은 생활 민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이웃 지역인 익산시는 매년 1,000건이 넘는 악취로 인해 오는 10월까지 유관부서와 합동으로 24시간 악취상황실을 운영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비록 지역 특성상 축산이 많아 절반 이상이 축산 악취 민원이지만, 쓰레기 악취와 같은 생활민원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주시는 익산시의 대부분 악취 민원이 축산 악취로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현재 시 자체적인 여름철 악취 대응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악취와 관련해서는 각 구청·각 과에서 적극적인 민원 대응과 현장에 나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익산시처럼 24시간 악취상황실 운영에 관해서는 현재 전주시내 악취 상황을 예의주시 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